눈을 못 떼고 숨죽이며, 때론 낄낄대며,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것도 아까워서 참아가며 보는 책이 있습니다.
만화책이냐고요?
네, 만화책 맞습니다.
그런데 동시에 과학책입니다.
바로 아톰 익스프레스.
만화로 읽는 원자의 대서사시
보통 과학책은 ‘이론 → 정의 → 공식’으로 이어지며 딱딱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. 하지만 이 책은 완전히 다릅니다. 원자라는 주제를 마치 대하드라마처럼 풀어내죠.
이야기는 고대 철학자 데모크리토스에서 시작합니다. 그는 “모든 것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아주 작은 알갱이, 아톰으로 이루어졌다”고 주장했지만, 당시 사람들은 허황된 철학적 상상이라 치부했습니다.
그리고 수천 년이 흘러, 진짜 과학자들이 이 ‘철학적 장난감’을 실험과 수학으로 검증하기 시작합니다. 돌턴은 원자설을 다시 꺼내들었고, 톰슨은 음극선 실험을 통해 전자의 존재를 밝혀내며 원자가 더 이상 ‘쪼갤 수 없는 덩어리’가 아님을 보여줍니다.
러더퍼드와 제자들의 금박 실험
이 책의 백미 중 하나는 러더퍼드와 제자들이 벌인 금박 실험입니다. 아주 얇은 금박에 알파 입자를 쏘자, 대부분은 통과했지만 몇몇은 튕겨 나왔습니다. 그 순간 러더퍼드는 외쳤죠.
“마치 종이를 향해 대포를 쐈는데, 그게 되튕겨 나온 것과 같다!”
그 결과, 원자의 중심에는 아주 작고 단단한 핵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.
그리고 러더퍼드와 그의 제자 11명은 이런 발견을 기반으로 후에 노벨상의 영광을 거머쥡니다.
앞선 과학자들의 어깨 위에서
책은 단순히 러더퍼드만을 조명하지 않습니다. 그 앞길을 닦아준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줍니다. 패러데이의 전자기 실험, 맥스웰의 방정식, 그리고 마리 퀴리의 방사능 연구까지.
과학은 혼자만의 천재적 직관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,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거대한 ‘릴레이 경주’라는 걸 책은 유쾌하게 그려냅니다.
왜 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가
제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.
재미있기 때문입니다.
“원자”라는 어려운 주제를 이렇게 눈앞에 펼쳐주듯 설명하는 책은 흔치 않습니다. 그림과 대사가 어우러져, 과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. 심지어 중학생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죠.
저에게는 이 책이 칼 세이건의 『코스모스』보다도 소중합니다. 아이, 어른 모두 재밌어하기 때문입니다. 그런만큼 원자의 세계에 쉽게 첫발을 쉽게 들일 수 있죠. 세이건이 우주의 신비를 노래했다면, 조진호 작가는 원자의 세계를 만화로 펼쳐 보여줍니다. 그리고 그 안에서 과학이 얼마나 인간적인 호기심, 집요한 실험, 실패와 발견으로 채워져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.
“러더퍼드와 제자 11명이 어떻게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?”라는 질문은 결국, 앞선 과학자들의 발자취를 이어받아 새로운 문을 연 결과였다는 걸 이 책은 쉽고 흥미롭게 보여줍니다.
과학책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, 꼭 한 번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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